| 사람들에게 왜 육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대단한 일이 되는 걸까.
고기를 먹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것이
당근은 안 먹어요, 양파 싫어해요, 콩이나 팥은 먹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것과
왜 그 무게가 다른 걸까.
콩을 먹지 않는다며 밥에서 콩을 가려내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거나 기껏해야 '콩 몸에 좋으니까 먹어 보도록 해' 하는 정도의 참견을 할 뿐이면서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면 득달같이 달라 들어 꼬치꼬치 캐 묻는 이유는 뭘까.
왜 안 먹어요? 하는 달갑지 않지만 항상 듣게 되는 질문부터
고기가 얼마나 맛있는데! 하는 고기사랑에 동참하지 않음을 탓하는 말을 거쳐
다이어트 해요? 하는 나의 금육의 원인으로는 가장 적절해 보이는 질문은 물론,
어째서!!! 라는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는 일그러진 눈빛까지.
비록 나의 채식이 part time이긴 하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식생활에 대한 불쾌한 반응들이 가끔 나를 지치게 한다.
그저 양파 싫어해서 먹지 않는 사람쯤으로,
익힌 당근은 골라내는 사람쯤으로,
양파나 파 종류는 거들떠도 안 보는 사람쯤으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
저녁으로 뭘 시킬까, 메뉴판을 두고 고민하던 중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이 집은 돈까스가 맛있네, 돈까스 덮밥이 맛있네, 추천을 한다.
아무 말 없이, 그럼... 알밥 먹을래요, 라고 했더니
추천 기껏 해 줬더니 엉뚱한 걸 고른다고 난리다.
귀찮았지만, 저 돈까스 못 먹어요, 했더니 돼지고기를 못 먹느냐고 묻길래
네, 하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고기를 못 먹는 사람들을 화제로 대화가 꽃 핀다.
아- 싫다.
이 짓을 언제까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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